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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리뷰,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Review

월간디자인

2018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리뷰,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2019. 4

참 아이러니하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수단이 넘쳐나는 세상인데, 어째서 이 시대는 ‘소통의 부재’라고 할까? 오히려 소통의 수단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숨겨진 진심을 걸러내지 못하고, 소통의 소중함을 모르는 게 아닐까? 지난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방문한 관람객이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전시 부스에 보인 관심은 그동안 우리에게 진심 어린 소통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북적거리는 전시장 내부, 전화벨과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리는 부스 안은 전시 주제인 ‘영레트로’콘셉트에 맞게 2대의 공중전화를 포함한 8대의 전화로 구성된 인터랙티브 설치물을 두었고, 실제로 사람들이 전화기에 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이는 또 다른 전화기를 집어 든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랜덤하게 전달됐다. 이제는 추억의 아이템이 되어버린 전화기 앞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어린아이부터, 과거 공중전화기에 동전을 넣어가며 한참을 친구와 이야기하던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까지, 그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전시를 기획한 설은아 작가는 전시 전까지도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을 지 걱정했다고. 하지만 전시가 진행된 5일 동안 총 2690통의 이야기가 남겨졌고 2만여명의 관람객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기록을 남겼다. ‘몇 해 째 본 전시 중 최고의 울림’, ‘이야기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힘들었다’는 소감을 보건 데 우리는 진심을 말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글 _ 오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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